천만 탈모인 시대입니다. 성인 인구 4천만 명 중에 25%가 탈모로 고민하고 있다는 통계에서 시작된 말이지요. 독자님 모발은 안녕하신가요? 남성 탈모약 치료제 선택 시 비용 등 지난 몇 년간 축적된 저의 개인 경험담 공유해 봅니다.
개인 경험담 공개 이유
의외로 많은 분들이 부정확한 정보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블로그와 지식인 문답을 통한 노골적이지만 별 도움 안 되는 제품 홍보도 많고요.
저의 피부과 치료 경험담과 탈모약 실제 적용 과정을 알려드리니, 참고하시고 탈모로 인한 피부과 방문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오히려 엉뚱하고 비싼 제품을 사는 것보다, 저렴하면서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확실한 치료약 없지만 진료 먼저
아쉽게도 M자, 원형, 정수리 탈모를 높은 효율로 확실하게 치료하는 탈모약은 현재 없습니다. 각 증상에 대응하는 다양한 치료법과 그래도 유전성 안드로겐 대머리 (M자, 정수리) 탈모에 사용하는 피나스테리드 혹은 두타스테리드 계열 약물이 있지만, 모든 사람이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은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나의 탈모가 어떤 탈모인지 알아보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어떤 예방, 방지, 치료법이 있는지 조언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조금 더 자세하고 친절하게 상담해 주는 곳은 주변 지인들이나 소개로 알아봐야 할 경우가 많지요. 의사 선생님들의 개인차가 있는 부분입니다.
유전성 탈모 원인과 탈모약
저는 아버지를 따라 유전성 탈모입니다. 모낭에 작용해서 탈모를 일으키는 DHT (DeHydroTestosterone) 호르몬이 일으킨다는 탈모지요. DHT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 변환된 물질로 모든 사람에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특정 유전자형의 사람들에게는 모낭을 위축시켜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결국 탈모에 이르는 작용을 한답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남성 호르몬이 아니라 이 DHT 호르몬에 작용하는 대표적인 탈모약입니다. DHT는 몸에서 탈모같은 나쁜 작용만 하는 게 아니라, 몸에 꼭 필요한 좋은 작용도 한다고 합니다. 무조건 없애야 할 물질은 아닌 셈이죠. 광고가 주로 이루어지는 샴푸나 식품으로는 조절이 어렵다고 합니다.
탈모 방지의 개인적 여정
저는 깊어지는 M자 라인과 휑해지는 정수리 때문에 피부에서 바르는 미녹시딜을 우선 추천해주어서 탈모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호전은 있었지만 한계가 있더군요. 이때에는 아직 의사선생님이 프로페시아나 아보다트의 복용을 권해주지는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점점 바르는 미녹시딜의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죠.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다른 피부과를 찾게되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가 복용할 탈모약을 정하고 처방해줄 수 있는 곳을 찾았죠. 아무래도 프로페시아나 아보다트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니, 의사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부작용이 있을지 없을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게다가 약값 비용문제도 있다 보니 프로페시아 제네릭 (복제약: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어, 다른 제약사에서 출시한 저렴한 가격의 동일 성분 약) 약을 복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다 알고 있는, 종로 5가 보*약국에서 약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바로 앞 의원에서는 진료상담과 함께 처방전도 받을 수 있더군요.
이렇게 해서 프로페시아 복용이 시작되었습니다. 약값은 한 달에 3-4만 원 정도였고, 좀 더 비싼 복제약과 좀 더 저렴한 복제약이 있어서, 의사 선생님이 환자가 대학생인 경우는 저렴한 복제약으로 처방해주시더군요. 요즘 20대도 탈모가 정말 많나 봅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의 호전은 있었지만 다시 한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현상 유지는 되고 조금 좋아지기는 했는데, 모량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더라구요. 아마 탈모 고민이신 분들은 머리 감고 나서 정수리가 폭삭 주저앉은 것 보고 가슴도 털석 내려앉는 경험 아실 겁니다. 좀 더 센 게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지인의 소개로 찾은 다른 피부과에서, 먹는 경구용 미녹시딜을 추가로 처방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증모가 되면서 상태가 확실히 호전되니, 자주 가는 미용실 남자 원장님이 놀라시더군요. 머리 자를 때 가위질하는 느낌이 달라졌다며. 물론 약값도 한 달 만원 정도 추가되었지만, 만족스러웠습니다.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계열 약물은 보통 3개월 정도 지켜봐야 효과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 발기부전 정액감소, 여성형 유방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알려져 있으니 주의하세요. 개인적으로 이런 일반적인 사항 외에도, 미녹시딜 복용 또한 심장 박동과 혈압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탈모 치료 계획할 때 개인적 조언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고 조심스럽게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전 그 모든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득모를 선택했습니다. 왠지 나에겐 부작용 없을 거란 희망섞인 믿음도 있었지만, 실전에서는 복용 전과 복용 후의 건강 상태가 똑같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얻는 모발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사라지는 남성성이 있더군요.
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위해서 이왕이면 (그리고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면), 경구용 미녹시딜도 함께 처방해주는 피부과 찾으셔서 도전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다만 탈모약 부작용과 적응 과정에 대한 계획도 잘 생각해 보시고 시작하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꼭 알려드리고 싶은 한가지 개인적 팁은, 주 2-3회 40분 이상 땀을 흠뻑 흘리는 운동을 함께 해야 남성 능력이 감퇴되는 부작용 방지에 좋은 것 같습니다. 탈모치료제 복용 시 몸이 촤악 가라앉는 느낌의 혈압과 심박이 다운되는 느낌도 (또 그 외의 말하기 껄끄러운 부분도) 적절한 운동을 실시하니 많이 완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팁은, 내가 먹을 탈모 처방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리스크가 있지만) 직구로도 약을 구입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느 정도 병원 치료 경력을 쌓고 약물에 대한 개인 반응이 확인된 다음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복용하고자 하는 약물로 검색하시면 이런저런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지만, 초심자가 경험 없이 시도하기엔 리스크가 큽니다. (직구 문의엔 답변드리지 않습니다)
Update: 직구약으로 1년 이상 진행해본 결과, 월 2-3만 원 절약보다는 조금 귀찮더라도 국내 처방약이 효과가 더 낫다고 느껴져서, 있는 분량을 소진하면 국내 제네릭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국내 제네릭이 (물론 외주 수입품도 있겠지만) 더 믿을만하다고 느껴지네요.
유전성 탈모가 아니라면, 즉 수면이나 영양 부족, 심한 다이어트, 갱년기, 출산, 스트레스 등이 탈모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탈모의 경우 여러 광고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맥주효모 등의 영양제나 샴푸 등도 일정 부분 도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남성 탈모약 치료제 선택시 비용 등 개인 경험담 공유해 보았습니다. 탈모 때문에 고민하신다면 저의 지난 탈모 극복기가 도움되었기를 바랍니다. 적극적 관리 덕분인지, 제 나이대의 아버지 같은 탈모는 현재 일어나지 않고 있으나, 얇아지고 듬성한 느낌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